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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화이트 와인 품종 : 세미용, 슈냉 블랑, 게뷔르츠트라미너, 실바너, 피노 블랑, 비오니에

by dogncat 2021. 7. 10.

레드와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대표적인 포도 품종을 알아보고 있는데, 지난 포스트의 피노 그리지오와 소비뇽 블랑에 이어 오늘 화이트 와인 품종을 소개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세미용 Sémillon

 

프랑스 보르도 소테른이 원산지라 알려져 있는 세미용은 프랑스 보르도 지역 (소테른, 바르삭, 카디악, 루피악 등)을 비롯해 호주와 칠레, 미국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황금색을 띠는 세미용 화이트 와인은 프랑스 보르도의 그라브 지방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는데, 특히 소테른 지방에서 집중 재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비용은 재배하기가 무척 까다롭고 일손이 많이 가는 품종이라 기피하는 경우도 있지만, 큰 병충해 없이 잘 자라는 것은 장점이기도 합니다. 

 

세미용은 레몬, 사과, 복숭아, 꿀, 열대과일의 향을 품고 있는데, 우아하면서도 힘찬 맛이 있어 쇼비뇽 블랑과 블렌딩하여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을 만들거나 스위트 와인의 원료가 되기도 합니다. 

 

세비용이 보트리티스 시네레아라는 곰팡이에 오염 돼 물기가 빠지게 되면 아주 고당도의 과육만 남게 되는데, 이런 것만 골라 만든 와인은 정말 달콤하기 그지없는 거죠. 

 

신대륙 쪽에서는 호주 세미용 와인을 최고로 꼽고 있는데 시드니 북부 헌터밸리의 세미용은 '헌터리버 리슬링 Hunter River Riesling'이라 불리며 사랑받고 있습니다.  

 

 

슈냉 블랑 Chenin Blanc

 

포도 자체로 먹기는 어려운 다름 품종과는 달리 슈냉 블랑은 식용으로 판매되는 품종이기도 합니다. 산도가 높아 톡 쏘는 듯한 신맛이 나고 리슬링보다 추위나 악천후를 견디지 못하는 까다로운 품종이기도 합니다. 

 

프랑스 루아르 지역의 앙주 지방이 원산지로 지금도 프랑스 루아르를 비롯해 남아프리카 공화국, 미국 캘리포니아, 아르헨티나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가장 널리 경작되고 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프랑스보다 더 넓은 면적에서 경작하고 있습니다.

 

'루아르의 피노'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부드러운 황금색을 띄고 있는 슈냉 블랑은 드라이한 맛부터 달콤한 맛까지 다양한 맛으로 변모합니다. 또 높은 산도는 발포성 와인의 주재료로도 유용합니다. 

 

 

게뷔르츠트라미너 Gewürztraminer

 

이탈리아 남티롤 지방이나 고대 그리스에서 경작했다고 알려져 있는 이 품종은 현재 독일과 프랑스 알자스 지역,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헝가리, 호주, 미국, 스페인 등지에서 경작되고 있습니다. 'Gewürz'는 독일어로 '양념'이라는 뜻인데, 이름처럼 알싸한 풍미를 하고 있습니다. 

 

지역마다 수확시기가 다르고 오랫동안 햇빛을 받아야 잘 자라는 품종으로 일찍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은 향긋한 맛이 있고 늦게 수확한 것은 맛과 향이 강렬한 느낌을 주어 아주 다른 느낌을 느끼게 합니다. 또한 산도는 낮고 알코올 함량은 높아 묵직한 느낌을 줍니다. 

 

장기 숙성이 강한 화이트와인으로 맛 또한 드라이한 것부터 스위트 와인까지 다양합니다. 장미와 신선한 포도, 계피 향을 머금고 있는 게뷔르츠트라미너는 훈제 생선과 거위 고기, 진한 치즈 등과 더불어 그 강한 맛을 즐기기에 좋습니다. 

 

 

실바너 Silvaner

 

원산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도 트란실바니아와 오스트리아 등지로 추정되고 있는 실바너는 현재 독일과 프랑스 알자스, 스위스, 이탈리아, 헝가리,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러시아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는 품종입니다. 

 

고대 로마시대 가이우스 플리니우스가 기록한 <자연의 역사>에도 등장하는 실바너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1960년때까지는 독일 포도원의 30%가 실바너를 경작했을 정도지만 현재는 서리와 추위에 좀 더 강한 리슬링으로 대체되어 있습니다. 

 

사과, 아몬드, 짚, 마른풀, 복숭아, 흙의 풍미 등 아주 복합적인 향을 가지고 있는 실바너는 산도가 낮으며 조류나 채소 요리와 궁합이 잘 맞습니다. 실바너 와인으로서는 프랑스 알자스 지방 것을 최고로 꼽고 있는데 그랑 크뤼급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실바너 와인의 가격은 대부분 비싼 편입니다. 

 

실바너 와인은 떼루아에 따라 그 맛이 매우 달라지는데 진흙에서 자란 포도보다는 오히려 척박한 땅에서 자란 실바너가 오히려 섬세하고 우아한 맛을 낸다고 하니 고난을 이겨낸 만큼 좋은 것을 만들어 내는 듯하네요. 

 

 

피노 블랑 Pinot Blanc

 

샤르도네와 매우 비슷하게 생긴 피노 블랑은 샤르도네보다 약간 가벼운 맛에 산도가 높아 조금 더 새콤한 맛을 보여주는 품종입니다. 부르고뉴 계열의 포도로 배, 사과, 호두, 허브, 들꽃 향기를 품고 있습니다. 

 

식사를 할때 함께 곁들이는 와인으로 특히 독일에서 인기가 높은데, 버섯이나 해산물, 닭, 가우다 치즈 등과 궁합이 좋습니다. 원산지는 부르고뉴 지방이지만 현재는 샤르도네 대용을 약간 재배할 뿐이고 가장 우수한 와인은 알자스에서 생산되는 것을 꼽고 있습니다. 

 

 

비오니에 Viognier 

 

프랑스 남부, 오스트리아, 미국 캘리포니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스페인 등에서 재배되고 있는 비오니에는 강렬한 황금색과 풍부한 느낌으로 다시 부흥을 맞아 1980년대부터 남부 프랑스와 미국에서 아주 큰 인기를 끌었던 품종입니다. 

 

낮은 산도에 알코올 함량은 높아 매우 부드러운 맛을 가지고 있어 닭, 새우, 로브스터와 더불어 아시아 요리와 잘 어울린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비오니에는 장기 숙성용 와인이 아니기 때문에 만든 뒤 2~3년 안에 마셔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품종이니 '와인이라면 무조건 오래된 것이 좋다'는 생각이 전혀 맞지 않는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